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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부쉬밀 10년(BUSHMILLS 10 YEARS) 가격, 맛, 향, 후기

by joosool 2022.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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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쉬밀 10년 싱글몰트 위스키
BUSHMILLS AGED 10 YEARS

 

부쉬밀을 이야기하려면 먼저 '아이리쉬 위스키'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한다. 부쉬밀은 아이리쉬 위스키를 대표하는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북아일렌드 10파운드 지폐 뒷면에는 부쉬밀 증류소 사진이 인쇄되어 있을까..

한 때는 아일랜드의 위스키(아이리쉬 위스키)가 스카치 위스키의 생산량을 압도했었다. 위스키하면 아이리쉬 위스키를 먼저 떠올렸을 정도였다. 하지만 아일랜드의 독립운동 과정에서 영국과 무역분쟁이 발생하며 영국으로 위스키 수출을 할 수 없게 되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미국 정부의 금주법 시행으로 미국에 유통할 수 있는 채널도 모두 막히면서, 아일랜드 위스키 산업은 급격히 위축되었다. 

아일랜드 위스키 시장이 급격히 쇠락하면서 여러 증류소도 하나, 둘 문을 닫았다. 1960년대 들어서는 대부분의 증류소가 폐업했으며 겨우 두 곳(부쉬밀, 제머슨)만 남아 아이리쉬 위스키의 명맥을 이었다. 그 사이 성장한 '스카치 위스키'는 세계에 퍼지며 결국 지금의 위스키 시장을 장악했다.  

* 오늘날 아일랜드 위스키 산업은 위스키 시장의 성장으로 제2의 부흥을 맞고있다. 여러 증류소가 새로 설립되어 현재는 약 30여 곳의 증류소가 운영 중이라고 한다.   

 

부쉬밀 10년

 

부쉬밀이 쇠락했던 아일랜드의 위스키 시장의 명맥을 이어온 것 만으로 사랑을 받는 것은 아니다. 공식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위스키 증류소가 바로 부시밀 이라는 것도 아일랜드 사람들에겐 큰 자부심이다. 공식적인 기록으로 1608년 토마스 필립(Thomas Phillips)이 부쉬밀 증류소의 면허를 받았다.  병 하단에 '1608'이라는 숫자가 바로 가장 오랜된 증류소라는 것을 자랑하는 숫자이다. 아이리쉬 위스키의 시작과 현재를 모두 함께하고 있는 증류소이니 지폐에 등장할 만 하다. 사실상 아이리쉬 위스키의 역사가 부쉬밀과 함께했다는 말이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아일리쉬 위스키에 대해 조금더 이야기해보면, 아일랜드 위스키는 스카치위스키와 구분되는 몇 가지 특징이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위스키의 스펠링을 다르게 쓴다는 것이다. 아이리쉬 위스키는 위스키의 스펠링을 Whiskey(보통은 Whisky)로 표기한다. 아일랜드는 켈트족으로 스코트랜드와 같은 민족이지만, 일종의 사투리로 언어표기에 차이가 있다. 두번째는 스카치 위스키는 통상 2번의 증류과정을 거치는 반면에, 아이리쉬 위스키는 3번의 증류를 거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스카치 위스키에 비해 훨씬 가볍고 부드럽다. 마지막으로 이탄을 사용한 훈연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피트한 향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 '스카치 위스키'를 표기하기 위해 별도의 규정이 있듯, '아이리쉬 위스키'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아래의 규정이 지켜져야한다. 
1. 아일랜드에서 증류 전 과정이 이루어져야함
2. 아일랜드에서 생산된 몰트나 그레인 사용
3. 증류는 94.8% 이하
4. 700l를 넘지않는 오크통을 사용하여 아일랜드에서 3년이상 숙성
5. 물과 캬라멜 색소는 첨가 가능
6. 최저 알콜도수는 40%

* '아이리쉬 위스키'의 종류는 아래와 같다. 
1. 싱글몰트 - 몰트를 사용하여 단식증류
2. 싱글 팟스틸(Pot still) - 몰트와 보리를 사용하여 단식증류
3. 싱글 그레인  - 그레인을 사용하여 단식/연속증류
4. 블랜디드 - 위 세종류의 제조방식 조합

아일랜드 위스키의 종류가 스카치 위스키와 가장 다른 점은 싱글 팟스틸(Pot still)이라는 구분이 있다는 것이다. 싱글 팟스틸은 몰트30%이상, 보리30%이상의 규정을 지킨 채 5% 비율 내로 다른 곡류의 사용을 허용한다. 보통 오트나 호밀을 첨가하여 맛을 만든다. 몰트와 함께 보리를 넣게 된 이유는 과거 몰트의 사용량으로 세금을 부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리를 첨가해보니 예상 외의 부드러운 맛과 향이 강조되는 것을 발견하고 현재까지 제조법이 이어지고 있다.

 

부쉬밀 10년은 전형적인 싱글몰트의 아이리쉬 위스키이다. 3번의 증류를 거쳤고, 이탄을 사용하지 않아 피트한 향도 없다. 버번캐스크와 쉐리캐스크를 사용하여 숙성했으며,  40%의 도수를 가지고 있다.

 

[향과 맛]

전체적으로 꽃향기와 말린과일의 달콤한 향이 주를 이룬다. 입안에 머그므면 바닐라와 꿀의 풍미가 나타나며 배경에 옅게 깔리는 초콜릿향도 느낄 수 있다. 달콤한 꽃향기가 사라질때쯤 스파이시함과 함께 시트러스한 향이 올라오며 맛을 다채롭게 한다. 피니쉬는 짧은 편으로 말린과일향이 느껴진다. 전체적으로 매우 가볍고 부드러우며 맥아의 고소함도 인상적으로 남는다. 아이리쉬 위스키의 특징처럼 피트한 향은 전혀없다. 알콜부즈도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기존 스카치 싱글몰트 위스키에 익숙해진 사람은 약간 밍밍하다는 느낌이 들 수 있다. 니트로 마시기를 권한다. 

[가격]

가격은 700ml 기준으로 10만원 내외로 형성되어 있다.  물량은 상대적으로 쉽게 구할 수 있는 편이다.  참고로, 필자는 22년 7월 기준 조양마트에서 85,000원에 구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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