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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酒有所)/소주, 진

[고구마 소주] '려(驪) 40% (쌀+고구마 블랜딩)' 가격, 맛, 향, 후기

by joosool 2022.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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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 40%

고구마소주 '려(驪) 40% (쌀+고구마 블랜딩)'

 

독특한 소주 병 디자인과 힘차게 세겨진 이름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려(驪)' 검은 말이라는 뜻이다. 한참을 서서 가만히 소주병을 바라보니, 이제서야 힘차게 달리는 검은 말이 보이기 시작했다. 눈길을 사로았던 디자인 만큼 소주 자체도 독특하다. 우리가 익히 잘 알고있는 증류식 전통소주는 기본재료가 쌀인 반면에 '려'는 주 재료를 한가지 더 쓰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고구마이다. 실제 마셔보기 전까지는 고구마에서 어떤 풍미가 날지 예상이 되지 않아 궁금증을 자극했다. 

 

연속증류를 통해 무색 무취한 주정을 만들고, 그 주정에 감미료를 넣어 만드는 희석식 소주는 원 재료가 중요하지 않다. 어차피 좋은 재료를 써도 연속증류를 통해 그 풍미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식증류를 하는 증류식 소주는 어떤 재료를 사용하여 술을 만드는 가가 매우 중요하다. 그 재료가 지닌 특유의 성격이 술맛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려'는 여주산 쌀과 고구마를 쓴다. 글을 쓰면서 알게된 사실인데 여주는 토양이 좋고 일교차가 큰 지역으로 쌀 뿐만 아니라 고구마도 주요 특산물이다. 가만히 보면 '려'라는 술은 여주라는 지역을 잘 담아내고 있는 지역소주인 듯 하다. 앞서 언급했었던 술의 이름 '려(驪)'는 중의적으로 여주(驪州)시의 앞글자에 해당하기도 한다. 참 재미있다. 

 

이 뿐만 아니라 술을 만드는 철학과 과정들이 라벨에 잘 설명되어있는데, 이러한 시도가 너무도 반갑고 좋았다. 역사, 철학 그리고 그에 담긴 에피소드가 없는 술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기 쉽지 않다.

 

[향과 맛]

고구마라는 재료의 풍미가 기대되면서도 이상하면 어쩌지.. 라는 기대반 걱정반으로 첫잔을 준비했다. 곡물을 베이스로 만든 술인데, 신기하게도 상큼한 과일향이 은은하게 풍겼다. 한모금을 넘겨보니 도수에비해 아주 부드럽고 목넘김도 편했다. 목넘김 이후에는 고도수인만큼 가슴이 따뜻해지는 느낌이 그대로 체감되었다. 

 

맛은 증류식 소주가 갖고있는 쌀의 풍미를 바탕에 두고 꽤나 향긋하고 독특하기까지한 과일, 꽃 향기가 더해진다. 아, 고구마에서 이런 과일같은 풍미를 내는구나... 라는 감탄과 함께 '아주 깔끔하구나!'라는 생각도 함께 더해졌다. 개인적으로 소주를 마시며 곡물향이 아닌 향긋한 과실향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굉장히 기분좋은 경험이 아닐 수 없었다. 

 

40%라는 도수를 잊을만큼 알콜부즈는 거의 없다. 물론,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스트레이트로 들이키면 가슴에서 뜨거운 느낌이 올라온다. 필자는 니트로 즐겼지만, 40%가 조금 독하다고 느껴지면 온더락으로 즐겨도 좋을 것 같다. 기름진 육류보다 회와 잘 페어링 될 듯하다. 

 

[가격]

가격은 '쌀+고구마 블랜딩' / 40% /  375ml 기준으로 2.2만원 내외로 거래되고 있다. 전통주로 분류되어 인터넷으로 구매 가능하다. 고구마로만 만들어진 제품은 같은 용량기준 4.0만원 내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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