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미키 블랜디드 위스키
KA MI KI BLENDED MALT WHISKY
카미키 위스키는 여가가지 의미로 흥미로운 위스키이다. 세계최초로 일본의 삼나무 캐스크(Cedar Casks)를 사용하여 피니쉬를 한 것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전체적으로 일본스러운 디자인과 글귀들을 사용하고, 'Product of Japan'이라는 문구도 표기하고 있지만, 카미키를 설립하고 생산/제조를 하는 것은 네델란드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회사(Kamiki Drinks B.V.)라는게 반전이라면 반전이다. 단순히 이런 반전의 의미에 국한하여 흥미롭다고 한 것은 아니다. 스토리텔링도 재미있고, 맛과 향도 꽤나 특색이 있기 때문이다.
'카미키(KA MI KI)'의 이름 중 "KAMI"는 "GOD"을 의미하고 "IKI"는 "Breath"을 뜻한다. 의역하자면 '신의 숨결' 정도로 표현 될 수 있을듯하다. 카미키는 일본에서 생산된 몰트와 해외에서 특색있는 여러 몰트들을 혼합한 후 일본 간사이 지방의 샘물을 이용하여 일본 삼나무통(Yoshino Sugi)에 숙성시킨다. 몰트의 일부를 제외하고 모든 재료가 일본의 환경과 어우러져 생산되고 있으니 과연 'Product of Japan'이라 부를만 하다.
일본 삼나무(Yoshino Sugi)는 보통 건축자재로 많이 사용되었는데, 진득한 나무향이 퍼지는 방향성 목재로 해충에 강하며 피톤치드를 많이 발생시킨다. 일본의 유명건축가 '쿠마겐코'가 즐겨 사용하는 재료이기도 하다. 삼나무로 만든 집에 들어가면 특유의 나무향기가 나는데, 인위적인 건축물에서 자연의 향기가 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삼나무에서 풍기는 향은 우리가 흔히 사우나의 히노키(편백나무)탕에서 맡을 수 있는 그것을 상상하면 크게 다르지 않다.
[향과 맛]
옅은 호박색을 띄고 있는 카미키는 NAS로 별도의 숙성연도를 표기하지 않는다. 보통 NAS등급은 저숙성 위스키가 함유되어 강한 알콜부즈가 나는 경우가 많지만, 카미키는 48%라는 고도수임에도 알콜부즈가 거의 없다. 알콜부즈라기 보다는 고도수에서 느껴지는 적당한 타격감이 있어 마시는 재미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전체적으로 독특한 나무향(일본 삼나무)과 캬라멜향이 주이루고 있다. 물론 뒤따라 오는 진득한 꿀내음도 빼놓을 수 없다. 이 조합이 카미키 위스키의 정체성을 설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입안에 한모금 머금으면 삼나무 향에 가려있던 사과향과 향긋한 복숭아향이 입안에 퍼진다. 뒤이어 매콤한 후추와 진한 스모키함도 느껴진다. 목넘김 이후에 느껴지는 피니쉬로 목끝이 간지럽게 느껴지는 스파이시함과 뒤이어 입안으로 다시 올라오는 피트함이 감질맛을 더한다. 이 피니쉬는 아쉽지 않을만큼 꽤 오래 지속된다. 이런 표현이 어떻지 모르겠지만, 보통 유니크하다는 것은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데, 이 위스키는 충분히 유니크하면서도 많은사람들이 이색적인 경험에 큰 호응을 보내지 않을까싶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너무 맛있게 즐겼다.
[가격]
국내 주류매장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점이 아쉽다. 아직은 면세점을 통해서만 구매 가능하다. '22년 8월 기준으로 면세점에서 500ml를 $80 (약11만원)에 판매한다. 하지만 면세점 구입시 할인혜택은 필수. 필자는 15%의 할인을 받아 $65(약9만원)에 구매하였다. 아직은 그리 유명하지 않은 위스키지만 이정도 금액을 투자할만한 가치는 충분히 차고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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